유전자를 내맘대로…'맞춤형 아기' 시대 온다

엄마없는 아기가 태어나거나, 아기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합하는 시대가 가까운 미래로 다가왔다. (사진=shutterstock.com)


‘체외수정’(IVF)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체외 생식세포형성’(IVG)이 또 다른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아이들이 엄마도 없이 태어나는 게 가까운 미래로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아이비리그 하버드대·브라운대 발생학자들이 낸 새 연구보고서는 ‘체외 생식세포형성’(IVG) 기술은 ‘맞춤형 아기’(designer babies)의 탄생과 ‘윤리적인 지뢰밭’의 출현을 예고했다. 연구팀은 IVG기술이 인류 사회에 미칠 막대한 영향에 대한 ’긴급‘ 고려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IVG 기술은 암울한 미래를 그린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곧장 나온 시나리오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엄마가 없이 태어나는 아이들과 ‘배아 경작’(embryo farming)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이 연구 보고서는 “엄마 없는 어린이의 출현 가능성은 클리닉에서 피부로 정자와 난자를 만들 수 있는 과정을 개발한 이후 연구자들이 고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배스대학교 연구팀은 건강한 아기 생쥐가 엄마 생쥐 없이 태어나게 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016년 말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이 수정을 거치지 않고 배아로 발전하기 위해 ‘조작’된 뒤 정자와 함께 주입된 결과, 아기 생쥐가 탄생했다. 성공률은 24%. 

 

연구팀은 "과학과 의학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아주 위험한 속도로 생식의학·재생의학을 향해 질주하는 행위는 모두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우리 사회는 IVG의 윤리적 도전에 대해 관심을 쏟고 치열하게 공개 토론해야 한다. 또 “부모들은 IVG기술로 만든 수십 개의 배아 가운데 인위적으로 선택해 ‘맞춤형 아기들’을 효과적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운대학 아다시 교수(의학·미생물학)는 “IVG는 여성들이 한 달에 한 개 생산하는 난자의 공급량을 대폭 늘려 체외수정(IVF)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만 지불할 수 있다면, 부모는 IVG를 활용해 배아를 많이 만든 뒤, 자신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자녀’를 마음대로 골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이 기술이 인류를 위해 개발된다면, 생식기관이 없이 정자와 난자를 생산할 수 있는 점에서 질병·화학요법 등으로 생식능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폐경 후 여성, 동성애 커플 및 독신자들이 자녀를 갖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에서 비롯된 많은 시나리오 중 하나는 단 한 부모의 유전자로 많은 아기를 만드는 것인데, 이는 아기의 건강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알지도 못하고,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부모가 될 가능성이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을 법으로 형사처벌해야 할까. 그런 일이 일어나면 법은 피부세포의 출처인 원래 소유자를 아동의 합법적인 부모로 간주해야 할까, 아니면 개인의 유전적 부모와 법적 부모를 구별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영국에서는 최근 IVF의 발전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부모가 3명인 아기’기술이 선보였다. 부모의 유전정보 외에, 두 번째 여성의 작은 DNA를 이용해 아기가 유전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기술이 영국 인간수정발생국(HFEA)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영국정부의 수석과학고문 마크 월포트 경은 “이번 결정은 새로운 의학기술의 채택에 관해 치열한 공개토론을 벌이는 인류의 능력에서 영국이 앞서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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