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야동 중독 가능성 더 크다? 이유는?
오르가슴 후 회복시간 남성보다 짧아
영국의 한 TV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여성 엠마 터너(24)는 심각한 포르노 중독자다. 그녀는 15세 때 처음 포르노를 접한 이후 점점 빠져들었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중독성이 심해져 하루 2~3회 포르노를 시청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포르노 사이트 이용자의 대부분이 남성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르노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의 약 3분의 1이 여성이다. 또 그들 중 일부는 엠마 터너의 사례처럼 포르노 시청을 끊지 못할 정도로 중독이 된다.
이와 관련, 책 ‘포르노가 뇌에 미치는 영향’(Your Brain On Porn)의 저자인 개리 윌슨은 “포르노의 강한 자극은 남녀를 불문하고 두뇌의 보상체계를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포르노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면 기분을 좋게 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 아편과 비슷한 오이오피드 등의 분비량이 늘어나 포르노 중독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윌슨이 수집한 사례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포르노 중독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낀 뒤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불응기)이 남성처럼 길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포르노 탐닉’(porn binges)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포르노 시청 후 갖는 느낌의 측면에서, 남녀가 포르노를 이용하는 방법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회복지사이기도 한 카린 쿠크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고작 포르노와 싸우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엠마와 같은 젊은 여성들을 위해 ‘위험한 정직성 : 포르노의 파괴력을 벗어난 여성들의 이야기’(Dangerous Honesty: Stories Of Women Who Have Escaped The Destructive Power Of Pornography)라는 책을 썼다.
카린에 따르면 포르노는 고독감과 대화 상대가 없다는 느낌을 파고들어, 여성들을 포르노의 굴레 안에 여성들을 가둔다. 포르노는 끊임없는 두려움으로 시달리는 여성들의 생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포르노를 시청한 뒤에도 그런 고독감·두려움 등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여성들은 수치심과 죄책감·불안감만 느끼며, 또다시 포르노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성심리 상담사인 크리스탈 우드브릿지는 포르노를 적절히, 연인관계를 맺으면서 이용할 경우 일부 여성들에게는 파트너와의 친밀감 강화 등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등한 파트너와 안전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여성들에게는 포르노가 파괴적이고 위험할 수 있다. 또 젊은 여성들이 포르노에서 본 성행위를 무작정 따라하게 할 수도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작위로 선정한 포르노 장면 304개 가운데 약 90%가 엉덩이 때리기· 재갈 물리기· 뺨 때리기 등 육체적 폭력에 관한 것이었다. 또 약 50%는 욕설 등 언어적 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스웨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6세 청소년의 약 3분의 1이 포르노 웹사이트를 자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 43%는 자신들이 본 성행동의 모방에 대한 환상을 갖고, 약 39%는 그런 성행동을 시도하려고 애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키스 등 부드러운 제스처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거친 성행동이 실제 성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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