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에서 먹히는 건 외모일까 유머일까? 답은
유머는 '장기적 연애 상대'의 지능·경제력 신호로 읽혀

연애 상대의 조건으로 '유머 감각'을 꼽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여성은 웃긴 남성에게 더 끌리고, 특히 외모까지 매력적인 남성일 때 그 효과가 가장 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웃기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농담이 실제로 웃겨야 매력도가 올라갔고, 여성들은 이런 남성을 더 똑똑하고 돈도 잘 벌 사람으로 평가했다.
14일 미국 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는 2023년 학술지 '진화행동과학(Evolutionary Behavioral Sciences)'에 실린 미국 아칸소대 미치 브라운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스스로를 '그저 그런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고 소개한 브라운 박사는 유머가 연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머의 역할을 두고 학계에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유머가 짝을 고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우수함을 드러내는 수단이라는 '성 선택'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유머가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신호이자 관계를 맺는 수단이라는 '관심 지표' 관점이다. 브라운 박사는 두 관점 중 어느 쪽이 옳은지 가리기보다, 둘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웃기려는 시도 자체와 그 유머가 실제로 웃긴지를 나눠 비교했다.
연구진은 여성 약 500명을 대상으로 4차례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가상의 스피드 데이트 상황에서 무표정한 남성 얼굴 사진과 함께 그 남성이 했다는 웃긴 농담, 썰렁한 농담, 혹은 웃길 의도가 없는 평범한 말을 보고 평가했다. 농담이 얼마나 웃긴지와 함께 남성의 연애 성공 가능성, 친근함, 전화번호를 줄 의향, 지능, 아이를 잘 돌볼지, 경제적 능력, 단기·장기 연애 상대로서의 매력 등을 점수로 매겼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외모 매력도가 높은 얼굴과 낮은 얼굴을 나눠 웃긴 농담·썰렁한 농담과 짝지어 보여줬다.
분석 결과 남성이 유머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친근한 인상을 주는 효과는 있었다. 유머가 관심의 신호라는 관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하지만 농담이 웃기지 않으면 평범한 말을 했을 때보다 더 끌리지는 않았다. 실제로 웃긴 농담을 한 남성만이 친근함과 매력을 모두 높게 평가받았고, 이 결과는 여러 실험에서 반복해서 확인됐다.
웃긴 남성은 더 지적이고 경제적 능력도 높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브라운 박사는 유머를 잘 구사하는 것이 능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되기 때문에, 웃긴 남성에 대한 선호가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외모가 매력적인 남성이 웃긴 농담을 했을 때 이런 선호가 가장 강했다.
이번 연구는 남성이 유머를 구사하고 여성이 평가하는 상황만 다뤘다는 한계가 있다. 브라운 박사는 연애 과정에서 유머 선호가 남성이 여성에게 유머를 보일 때에 한정해 확인됐다며, 여성 역시 매력을 끄는 과정에서 유머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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