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중 '뿡'... 민망하지만 지극히 정상인 이유
삽입 압력에 괄약근 지치고 근육 풀리며 가스 배출… 산부인과 전문의 "하루 23번 넘으면 진료"
웃어넘길 수도, 얼굴이 화끈거릴 수도 있다. 성관계 도중 방귀가 나오거나 질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성관계 자체가 몸에 압력을 주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만큼, 가스가 빠져나가는 건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이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산부인과 전문의 린다 브래들리 박사와 마거릿 매켄지 박사는 성관계 중 가스 배출이 왜 생기는지, 걱정해야 할 때는 언제인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설명했다.
◆ 삽입 압력에 괄약근이 지친다
두 전문의에 따르면 소화기관에는 늘 가스가 있고, 성관계 중 움직임이 이 가스를 항문이나 질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 성기나 손가락, 성인용품이 삽입되며 움직이면 항문 쪽에 압력이 가해진다. 항문 성교는 직접적으로, 질 삽입은 항문이 질벽과 맞닿아 있어 간접적으로 압력을 준다. 이 압력이 직장 속 가스를 붙잡고 있는 괄약근을 지치게 하거나 제 기능을 못 하게 만들 수 있다.
브래들리 박사는 성관계 중 방귀는 정상이지만 지나치게 잦다면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하루 23번 넘게 방귀를 뀐다면 진료를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질에서 공기가 빠지는 이른바 '질방귀'도 정상이다. 매켄지 박사는 질 안에 공기가 갇혀 있다가 삽입했던 것이 빠지며 주변 근육이 이완될 때 밖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탐폰을 넣거나 뺄 때도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
소리는 방귀처럼 클 수 있지만 냄새는 없다. 소화 과정에서 생긴 가스가 아니라 단순히 갇혔던 공기이기 때문이다. 브래들리 박사는 임신 중이거나 골반저근이 약해졌거나 운동을 자주 하는 경우 더 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관계와 상관없이 질방귀가 잦거나 성관계 중 통증이 있다면 질루(질과 다른 장기 사이에 생긴 비정상적인 통로) 같은 질환이 없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 완벽한 예방법은 없지만… 줄이는 5가지 방법
방귀를 완전히 막는 방법은 없다. 소화와 무관한 질방귀는 더 피하기 어렵다. 그래도 가능성을 줄일 수는 있다. 아래 방법 가운데 체위를 제외한 나머지는 방귀에 해당한다. 먼저 식단이다. 관계를 앞두고 있다면 콩, 식이섬유, 유제품, 전분이 많은 음식, 브로콜리·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 황 함유량이 많은 음식, 당알코올처럼 소화가 어려운 음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나 불내증이 있는 음식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탄산음료도 줄이자. 두 전문의는 탄산음료가 가스를 만들 뿐 아니라 평소보다 공기를 많이 삼키게 해, 트림으로 다 나오지 못한 공기가 장에 남아 더부룩함과 방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관계 중 가스가 유독 많거나 식후 더부룩하다면 일반의약품 가스 제거제를 미리 먹는 것도 방법이다. 시작 전에 미리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체위도 영향을 준다. 배를 많이 구부리거나 늘이고 누르는 자세는 가스를 장 아래쪽으로 밀어낸다. 요가 수업 중 방귀가 흔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항문 성교는 직장에 직접 압력을 가하면서 괄약근은 이완되는 만큼 참기 어렵다. 질방귀가 신경 쓰인다면 후배위나 웅크린 자세는 피하는 게 좋다. 매켄지 박사는 이런 자세가 질 안으로 공기를 밀어 넣어 결국 밖으로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사람인 이상 가끔은 피할 수 없다. 전문의들은 가끔의 민망한 순간 때문에 즐거운 일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방귀는 하루 14~23번 정도가 일반적이다. 이보다 훨씬 많다면 음식 불내증이나 소화기 질환, 골반저근 기능 장애 같은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성관계나 운동, 골반 검진 같은 상황과 무관하게 질방귀가 잦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상 범위 안에 있더라도 신경 쓰이는 점이 있다면 의사와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다. 두 전문의는 잠깐의 어색한 대화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다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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