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애자도 '성적 판타지' 있다(연구)

무성애자도 BDSM이나 페티쉬에서는 똑같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었다. (사진=shutterstock.com)


다른 이에 대해 성적으로 끌림을 전혀 느끼지 않는 이른바 ‘무성(無性)’ 현상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과학자들이 이에 대해 연구한 것은 불과 10년 안팎으로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신빙성 있는 데이터로는 2004년에 1만 8,000명의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가 거의 유일하다. 이 조사에선 무성애자가 전체 인구의 1% 가량인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런데 이들 무성애자 상대로 자위행위와 성적 판타지에 대해 연구한 결과는 무성애자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결과들이 얘기하는 것과 다른 결론을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팀은 무성애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밝혀내기 위해 351명의 무성애자와 비 무성애자 288명에게 온라인으로 질문서를 보내 답변하게 했다. 질문 내용은 자위행위에 대한 것과 어떤 성적 판타지를 꿈꾸는가, 라는 것이었다. 무성애자 중 여성은 292명, 남성은 59명이었다.


답변서를 분석한 결과 여성 무성애자는 모든 참가 그룹 중에서 자위행위를 가장 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또 무성애자 남성은 비 무성애자 남성에 비해 자위행위를 덜 했다. 성적 판타지를 꿈꾼 적이 있는지에 대해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무성애자가 비 무성애자에 비해 더 높았다. 이들은 성적 판타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성적 흥분을 느끼는 정도도 덜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BDSM(구속, 복종, 가학-피학을 포함하는 성적 활동)이나 페티쉬에서는 무성애자도 비 무성애자와 똑같이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35세의 한 여성 무성애자는 “나는 다른 사람들이 성행위를 하는 걸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훔쳐보는 사람의 역할을 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이를 성적 흥분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내 몸이 분명히 흥분되더라도 나는 그 흥분 상태에 덤덤하다”고 말했다.


무성애자의 성욕 결여는 무성애자의 자위행위율이 비 무성애자에 비해 크게 낮은 것에서도 드러난다. 그럼에도 무성애자에게도 성적 판타지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들이 성생활로부터는 완전히 동떨어진 사람들이라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과 배치되는 것이다.


성적 판타지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질이다. 성관계를 가질 의사가 없으면서도 성적 판타지를 갖는다는 것은 더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내용은 ‘성적 행동 아카이브(Archives of Sexual Behavior)’ 최근호에 실렸다.


이신우 기자 help@bod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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