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고객보다 동료에게 당할 때 더 충격(연구)
직장 동료들의 성희롱은 고객들의 같은 행동보다 정신건강에 훨씬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의 상사·동료 또는 부하직원의 성희롱은 우울증과 장기 결근을 일으킬 수 있다. 덴마크 노동환경연구소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임직원 1,000명 이상의 조직에서 일하는 종업원 약 7,600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 이상이 직장 상사·동료·부하직원에 의해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2.4%는 근무 중 다른 사람들에게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다. 고객들에게서 성희롱을 당한 여성 종업원들은 조사 대상자의 약 4.1%(4,116명 중 169명)에 달했다. 남성 종업원의 경우 약 0.3% (3,487명 중 11명)에 그쳤다. 또 직장 동료들에게서 성희롱을 당한 사례는 여성 48명, 남성 31명이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주요 우울증 지수(MDI)로 측정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되는 이 지수는 20점은 가벼운 우울증, 30 점 이상은 심각한 우울증을 나타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의 성희롱은 MDI를 평균 2.05점을 올리지만, 직장 동료의 성희롱은 MDI를 4.5점이나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이다 매드슨 박사는 “고객에 의한 성희롱보다 직장 동료의 성희롱이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연구 결과에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종전 연구를 보면, 직장 동료·상사·부하 직원에게 성희롱을 당한 종업원이 질병으로 장기간 결근할 위험이 높다. 하지만 고객에 의한 성희롱과 장기 결근의 관련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른 종업원들에게서 받는 성희롱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고객에 의한 성희롱은 우울증의 악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드슨 박사는 “사회복지·간병 등 대인 업무가 많은 일부 작업장의 경우 고객에 의한 성희롱을 ‘일의 일부’로 여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병 부문 근로자는 교육·서비스·제조업 부문에 비해 고객들에게서 성희롱을 당할 확률이 더 높다. 간병인들의 경우 2,191명 가운데 152명이 성희롱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내용은 영국의 공개 학술지 ‘BMC 공중보건’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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