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취가 근친상간 막는다(연구)

여성들은 자신들과 MHC 유전자가 다른 남성들을 성관계 파트너로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shutterstock.com)


사람들은 체취 때문에 친척·형제들과의 우발적인 근친상간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위스 베른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여성 49명과 남성 44명을 모집해 ‘티셔츠 연구’ 프로젝트에 참가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남성 6명이 입어 냄새 나는 티셔츠를 여성들에게 준 뒤, 체취로 남성들을 평가하게 했다. 평가 받은 티셔츠 가운데 절반은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HC) 유전자가 여성들과 비슷한 남성들의 것이었고, 절반은 MHC 유전자가 여성들과 다른 남성들의 것이었다.

 

연구 결과 여성들은 자신들과 MHC 유전자가 다른 남성들의 티셔츠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들은 자신들과 MHC 유전자가 다른 남성들을 성관계 파트너로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클라우드 베데킨트 베른대 교수는 “본질적으로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사람을 성관계 파트너로 더 좋아하게끔 진화적으로 프로그래밍돼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 결과 피임약을 먹고 있는 여성들은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체취의 남성 티셔츠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베데킨트 교수는 “피임약이 임신에 대해 신경을 덜 쓰게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를 가진 여성은 임신 기간 중 자신을 돌봐줄 친척들의 주위에 있길 선호하기 때문에, MHC 유전자가 비슷한 사람들의 체취를 더 좋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성 선택’ 분야의 권위자인 베데킨트 교수는 MHC 유전자 집단을 전문적으로 분석한다. MHC 유전자는 척추동물의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기 이식 때 기증자의 MHC 유전자가 환자와 비슷하지 않으면 이식 수술을 할 수 없다.

 

또 인체에서 분비된 페로몬은 각 개인의 MHC 유전자 확인에 도움이 되는 표지자(마커)를 갖고 있다. 특히 MHC 유전자는 각 개인의 유전적 구성의 입증에 도움이 된다. 매우 비슷한 MHC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친척이 될 확률이 높다.

 

베데킨트 교수는 MHC 유전자가 쥐의 소변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논문을 1976년에 읽었다. 당시 논문 저자들은 “생쥐 암수컷들은 MHC 유전자의 차이로 체취가 다른 생쥐를 선호하며, 이는 생쥐의 근친 교배를 막는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영감을 받아 1995년 연구를 시작했으며, MHC 유전자 및 체취를 통해 자동적으로 근친 교배를 피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베데킨트 교수는 “인간이 약 100명 규모의 부족을 이뤄 살았던 시대에는, 부족 구성원들 사이의 유전적 관계가 항상 명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즉 어떤 사람의 엄마가 누구인지는 알았지만, 확대된 가족의 유전적 기원이나 아빠가 누군지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근친상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

 

근친상간을 한 일부 사람들은 합의에 의한 친척과의 성관계는 윤리적 관점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근친 교배는 자손들이 일찍 죽게 하고, 다양한 유전질환에 걸릴 확률도 크게 높이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은 미래의 성관계 파트너를 선택할 때, 가능한 한 근친 교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베데킨트 교수의 ‘체취를 풍기는 티셔츠 연구’는 한 세대에 걸쳐 연구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예컨대 MHC 유전자가 다를 뿐인 파트너를 선호하느냐, 아니면 MHC 유전자가 가능한 한 많이 다른 파트너를 선호하느냐 하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찰스 위소키 교수는 “최소한 인간의 경우 ‘최대의 차이’보다는 ‘적정 수준의 차이’가 최선의 전략인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MHC 유전자가 배우자 선택에서 강력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강하다. 연구 논문 34편을 분석한 2015년 연구 결과를 보면, MHC 유전자는 많은 사람들의 배우자 선택과 관련지어질 확률이 높다. 위소키 교수는 “인간의 자연적인 체취를 감추는 현대의 위생적인 일상 등 사회경제적 요소들을 제쳐두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MHC 유전자를 매개로 배우자를 선택한다는 증거가 결코 적지 않다”고 밝혔다. 베데킨트 교수는 “오늘날 우리의 생태계는 이 진화적 메커니즘이 작동할 당시의 생태계와는 전혀 딴판이고 그 진화적 기능도 잃었으나, 그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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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청결제와 질세정제, 어떻게 다를까?

    최근 Y존 케어를 위한 청결제, 세정제, 질에센스, 이너젤 등 다양한 제품 라인들이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죠. 그중 기초 라인에 속하는 여성 청결제와 질 세정제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사용 부위와 성분, 쓰임새가 확연히 다른데요. 헷갈리지 않고 올바로 쓰는 법을 알아봅니다. 여자라면 쉽게 말 못하는 고민이 바로 Y트러블인데요. 가렵고 찝찝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면 정말 하루종일 괴롭죠. 여자의 감기라고 하는 질염은 민감하고 예민한 Y존에 수시로 찾아오는 불청객인데요. 특히 임신출산 전후면 더욱 Y존 케어에 신경을 쓸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질염까지 생긴다면 여성 청결제를 써야할 지, 질 세정제를 써야할 지 궁금해지는데요. 정답은 ‘둘다 쓴다’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질 분비물이 늘 나오기 때문에 외음부에 분비물이 묻을 수 밖에 없는데요. 주름이 많거나, 질염에 걸리면 소음순 주변으로 분비물이 많이 껴있게 됩니다. 여성청결제는 외음부 세정제라고도 하는데, 질 바깥부분인 외음부를 청결하게 하는 제품으로 예전에는 식약처의 심사와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할 수 있는 의약외품이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부터 화장품으로 분류되기 시작해 그 후로 제조사들이 간단한 신고만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죠. 여성의 외음부는 약산성 환경을 유지시켜 병원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질내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성청결제를 고를 때는 PH 3.5~4.2인 제품을 골라야 합니다. 외음부가 깨끗하면 질염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성 청결제를 사용할 때는 세안을 하듯 구석구석 꼼꼼히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매일 사용하기보다는 주 1~3회 사용하는 것이 알맞구요. 평소엔 물로만 외음부를 잘 씻어도 무방합니다. 또한 외음부는 민감하고 예민한 피부라 알칼리성인 비누나 바디워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반면 질 세정제는 질염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으로, 질 안에 삽입할 수 있도록 주사기 형태로 되어있는데요, 질 세정제는 질 안을 세척하고 유해균이 번식하지 않게 살균하는 기능이 있어 소독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여성청결제가 생식기 외부 청결을 위한 것이라면 질 세정제는 생식기 내부 세정용입니다. 몸 안에 하는 치료에 쓰이기 때문에 산부인과 전문의의 처방 후 약국에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질 세정제는 냄새가 자주 나거나 냉이 나오는 질염 증상이 발생 시 사용하며, 주 2회가 적당합니다. 너무 자주 하면 질 내부에는 유산균과 함께 6가지 균들의 밸런스가 깨져 몸에 유익한 유산균을 없애므로 오히려 유해균이 번식할 환경을 만들어주게 되기 때문인데요. 세정할 때에도 상처가 생기거나 자극에 예민하므로 조심스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깨끗하고 깔끔하게 Y존을 케어하는 방법, 평소에는 여성청결제로, 질염이 생겼을 때는 질세정제로, 이것만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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