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겐 없는 '음경뼈' 진화한 포유동물들…왜?

바다코끼리의 음경뼈 (사진=shutterstock.com)


흰족제비는 짝짓기를 무려 3시간까지 할 수 있다. 이 포유동물에게는 짝짓기를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게 돕는 일종의 비밀병기가 있다. ‘음경뼈’(baculum)가 바로 그 것이다. 현대의 포유동물 가운데 음경뼈를 갖고 있는 종으로는 흰족제비 외에 생쥐·개·원숭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들 포유동물은 음경뼈를 여전히 갖고 있는 것일까?

 

그 진화적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영국 맨체스터메트로폴리탄대 등 공공 연구팀은 3-D 스캐닝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음경뼈는 여러 형태와 크기로 진화해 왔다. 벌꿀오소리의 음경뼈는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숟갈처럼 생겼고, 흑곰의 음경뼈는 길고 가늘다. 하지만 인간은 무기질이 함유된 뼈를 잃고, 그 대신 음경 끝 부분에 작은 인대를 갖게 됐다.

 

음경뼈를 가진 동물들의 경우, 음경뼈가 넓은 수컷들이 더 많은 자손을 퍼뜨린다. 하지만 왜 음경뼈가 수컷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공동 연구팀은 획기적인 3-D 스캐닝과 컴퓨터 시뮬에이션 등을 이용해 음경뼈의 해부구조 분석 등 연구를 벌였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인 ‘유한요소 해석’ (finite element analysis) 등을 활용한 충돌 테스트로 음경뼈의 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번식하는 동물들은 짝짓기를 빨리 끝내는 동족(같은 종)의 동물들보다 훨씬 더 강한 음경뼈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양이·곰·개·족제비 등 육식동물의 경우 음경뼈는 수컷들이 장기간 번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른바 ‘삽입시간 연장’(prolonged intromission) 가설에 의하면 음경은 성관계를 장시간 지속할 때 정자 운반 통로인 요도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첨단기법을 활용해 동물 암컷의 생식능력과 관련 있는 짝짓기 할 때의 동작, 질관의 크기·형태 등도 집중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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