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관계가 이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연구)

아내의 친구들에 대해 못마땅함을 드러낸 백인 남편들은 16년 내에 백인 아내와 이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백인 부부들의 경우 남편이 결혼 초기에 아내의 친구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면 훗날 이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애들피대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부부가 배우자의 친구들을 좋아하지 않을 경우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결혼 초기에 대한 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종단 연구로, 1986년 이후 미시간 주의 백인 부부 174쌍과 흑인 부부 199쌍을 추적 조사한 것이다.

 

연구 대상에는 인종이 다른 남녀가 결합한 부부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이들 백인 부부의 약 36%, 흑인 부부의 약 55%는 결혼 후 16년 이내에 별거하거나 이혼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 초기에 아내의 친구들에 대해 못마땅함을 드러낸 백인 남편들은 16년 내에 백인 아내와 이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 결혼의 질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충분히 감안해도 그랬다.

 

그러나 흑인 부부들의 경우엔 남편이 아내의 친구들에 대해 못마땅함을 드러내더라도 이혼할 확률이 더 높지 않았다. 이는 흑인들의 결혼생활에서 가족과의 상호작용(관계)이 차지하는 비중이 백인들의 경우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캐서린 L.피오리 애들피대 부교수는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흑인 부부들은 가족 중심의 네트워크를, 백인 부부들은 친구 중심의 네트워크를 각각 훨씬 더 중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미국 흑인들은 혈연이나 인척관계가 없는데도 가깝고 믿을만한 사람들과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 ‘의사 친족’(fictive kin) 관계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친족 관계에서는 얻을 수 없는 지지를 확보한다. 따라서 흑인 부부들은 상대방의 친구들에 대한 못마땅한 표현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결혼생활을 꿋꿋이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친구들의 방해는 백인 부부든 흑인 부부든 간에, 이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내가 남편의 친구들에 대해 못마땅함을 드러내더라도 백인·흑인 부부의 이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으로는, 남편들의 경우 아내가 싫어하는 친구들을 포기하는 대신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인 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반면 아내들은 결혼생활의 문제점에 대해 남편보다는 친구들과 훨씬 더 많이 의논하기 때문에, 남편이 아내의 친구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파혼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피오리 부교수는 아내가 친구들에게 불평을 털어놓아 결혼생활을 실제로 악화하는지 여부는 썩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보다는 아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남편들의 인식이 결혼 생활에 방해가 되고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의 친구들에게서 직접 의견을 들을 수 없었고, 아내의 친구들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확인할 수 없는 등 이번 연구에 여러 가지 한계점이 있다고 시인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I Love You, Not Your Friends’: Links between partners’ early disapproval of friends and divorce across 16 years)은 ‘사회적·개인적 관계’(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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