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의 도우미

성학으로 보는 우리나라 출산율 - ⑧

외신에 소개된 한국 윤락 여성 관련 기사



인종과 관습을 달리하는 문화권들이 세계적으로 약 90여 개쯤 되는데, 이들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종교와 결혼제도, 그리고 매춘이다. 앞에서 얼굴이 팔린 포르노 배우들도 떳떳한 직업이라며 세상에 자신들을 드러낸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남에게 돈을 받고 성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이방인이나 지스러기 또는 불가촉천민의 대접을 받으면서 계속 음지에 살아야 했다. 고대의 모계사회 때나 무녀가 권력을 잡고 있던 메소포타미아 등지에서 일시적인 예외가 있었을 뿐 역사 속에서 항상 그랬고 현재도 구미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의 인권이라고 무시하고 싶었을까? 그래도 이렇게 해온 이유는 다른 선량한 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창녀를 사회적으로 대우해 줄수록 그들의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기의 몸만 있으면 호강할 수 있는 직업이다. 사회나 국가는 여기에까지 생각이 미쳐야 한다. 낮은 출산율을 비롯한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허다한 문제들이 여기에도 일부 목을 매고 있다.

 

전 세계 35개 OECD 국가 중 매춘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유독 대한민국뿐이다. 미국 캐나다, 일본, 노르웨이, 스페인만이 부분적으로 규제할 뿐이다.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미 합법화했다.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도 들어오는 외국인 창녀들의 국적을 보면 한국인이 가장 많다고 하니 이들은 규제국가라 할 수 없다. 며칠 전 LA 신문에서 안마방의 ‘도우미(doumi)’ 기사를 봤다. 순화된 언어까지 따라간다. 이런 한류가 유출되고 있는 데 대한 대책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국가는 국민들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할 의무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과거엔 이들을 서슴지 않고 갈보, 매춘부, 창녀 등으로 불렀다. 거리에서 마주쳐도 아무도 말조차 걸지 않았었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차라리 걸인이 될지언정 저렇게 되지 말라는 묵시적 교육이 그 안에 있었다. 그 후 이런 말들을 못 쓰게 하고, 호칭에 ‘피해’니, ‘원조’니 같은 접두사가 붙으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이 피해자이며, 때로는 아르바이트쯤으로도 할 수 있는 것쯤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성매매 단속법이 시행되면서 소위 ‘풍선효과’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으로 부푼다는 얘긴데, 오히려 ‘풍선에 바람을 더 불어 넣은’ 결과가 됐다. 현재 성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수십만이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후에 결혼하더라도 출산 같은 것은 안 하거나 못한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김원회 칼럼 - 성학으로 보는 우리나라 출산율>


① 출산율에 대한 오진
② 출산율과 사랑의 변질
③ 출산율과 성태도
④ 처음 접한 '문화영화'
⑤ 무서운 포르노
⑥ 포르노와 자본주의
⑦ 포르노 배우와 창녀

❽ 로스앤젤레스의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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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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