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기호증

성학으로 보는 우리나라 출산율 - ⑯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자인 Charles Dodgson이 소아기호증의 장애를 갖고 있었다는 설이 있다.



또 한 가지 젊은이들이 성에 대한 관심이 전만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너무 어려서부터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받은 성범죄 예방교육이다. 물론 필요한 교육이다. 그러나 짧은 일회성의 것이었으면 좋았다. 어린이 성범죄를 엄하게 다스리는 이유 중의 하나도 그들의 판단력과 대치력이 없기 때문인데 좀 수준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 일어났던 여러 건의 아동 대상 성범죄들이 국민들을 경악 분노시켰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성이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라는 모르고 자라게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사랑도 연애도 결혼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한 명의 피해자가 줄기도 쉽지 않겠지만 그래보겠다고 아흔아홉 명의 젊은이들을 밝게 크지 못하게 하면 안 된다.


성범죄뿐 아니라 범죄는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특히 인간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범죄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아동 대상 성범죄를 특히 증오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그들이 신체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해를 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인간의 생명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초점과 더 큰 관심을 폭력 쪽에 두시기 바란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성인이 되면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보거나 만진다고 성욕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 사실은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 쉽게 수긍할 것이다. 물론 이 아이들도 어른이 손을 댄다고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는다. 그들은 생물학적으로는 남녀가 구별되지만 성학적으로는 중성이다. 만져주면 좋아하는 것은 성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따라서 어른이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볼을 만지는 것이 처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성적 행동이 아니라 수천 년 우리의 문화였고 만일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남자가 아닌 대부분의 여자들이 재판을 받아야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성이 아닌 동성의 아이를 만지는 것은 더 큰 죄가 될 수도 있다. 정말 이런 세상으로 가기를 원하는지 묻고 싶다.


그런데 모든 남자의 약 5% 그리고 여자의 4% 정도는 원인은 잘 모르지만, 미성년 아이들에게서 성욕을 느끼고 심지어는 성적 환상 속에서도 어른이 아닌 아이가 등장한다. 이들이 문제가 되겠지만 실제로 이들도 대부분 범죄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도 소아기호증 장애자들이 많다. 범죄는 이들 중 극히 소수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잘 연구해 볼 일이다. 아동성범죄자들이 성욕이 유별나서 그런 건 더구나 아니다. 그렇다면 성인을 대상으로 했을 것이다. 가격이 비싸서 치료용으로도 쓰기를 망설이게 하는 성욕억제제를 이들에게 투여하는 데 나는 절대 반대다.

성욕은 모든 성인 남자들에게는 다 있는 생리적인 것이고 필요한 것이다. 이게 없으면 인류는 존속하지도 못한다. 무슨 범죄의 무기쯤으로 알면 곤란하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김원회 칼럼 - 성학으로 보는 우리나라 출산율>
① 출산율에 대한 오진
② 출산율과 사랑의 변질
③ 출산율과 성태도
④ 처음 접한 '문화영화'
⑤ 무서운 포르노
⑥ 포르노와 자본주의
⑦ 포르노 배우와 창녀
⑧ 로스앤젤레스의 도우미
⑨ 성사(性史)
⑩ 성평등
⑪ 연목구어(緣木求魚)
⑫ 빅토리아 여왕 시대
⑬ 여자를 즐겁게 하자
⑭ 모유냐? 우유냐?
⑮ 성추행

⓰ 소아기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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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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