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친해지려면, 오럴 섹스
한 리서치에 따르면 사람은 행복하면 좀 더 복잡하고, 유연한 사고를 한다고 한다. 지인 J의 경험담인데, 당시 남자 친구인 남편이랑 첫 잠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인의 남자가 긴장한 나머지 갑자기 페니스가 쪼그라들었는데, J가 바로 오럴 섹스를 한 덕에 페니스가 다시 살아나 무사히(?) 섹스를 마칠 수 있었단다. 적어도 J는 그때 커플 관계에서 행복을 느꼈던 모양이다. 자칫 똥이 될 번한 첫 경험을 자신의 기지로 유연하게 기사회생시켰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그를 격려하고, 더욱 친밀한 관계를 갖길 원하는 보디랭귀지로 오럴 섹스를 택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오럴 섹스는 파트너를 향한 ‘존경’ 어린 사랑법이다. 강압적인 관계가 아닌 한 열정과 헌신 없이, 은밀한 부위의 살을 입에 머금고 혀를 날름대는 친밀한 행위는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과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다면, 오늘 밤 당장 파트너의 은밀한 ‘남쪽’ 아래로 당신의 입을 가져다대라.
훌륭한 오럴 섹스의 바탕은, 편안한 분위기다. 속옷을 벗길 때도 그녀가 릴랙스 하는지 확인한다. 여담이지만 ‘겉옷이야 본인이 벗더라도 속옷은 남자에게 맡길 것’-나는 이 간단한 ‘여우’ 공식을 잊고 첫 잠자리에서 스스로 팬티를 벗었다가 내 남자에게 10년 치 까임권을 제공한, 뼈아픈 과거가 있다. 여하튼 오픈된 그녀의 엉덩이 아래 베개를 두어 골반을 올리고, 무릎을 양쪽으로 활짝 벌리면 자세가 제대로 잡힌 것.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가 되려면 호기심을 가지고 어느 것 하나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오럴섹스로 월드 클래스 베스트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음핵과 음순 중 어디서 그녀가 더 반응을 하는지 상대의 몸 언어를 체크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은밀한 ‘아이스크림’을 당신의 혀로 먹는데, 가로로 움직일 때와 위아래로 놀릴 때 상황에 따라 파트너의 피드백을 느끼며 음미한다. 방향은 항상 사타구니에서 클리토리스로. 강도는 크레셴도, 점점 세게.
여자 친구의 가르마가 가운데인지 왼쪽 눈썹 위에서 시작하는지 헷갈려도 클리토리스는 흥분하면 이러이러한 모습이다, 라고 5개 이상의 형용사를 갖다 붙일 수 있으면 이미 당신은 그 밤을 완전히 지배한 사람이다. 노파심에 말하는데, 여자와 관련한 묘사에서 맨 처음 나올 단어는 무조건 ‘예쁘다’이다.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치솟은 걸 볼 때의 눈빛처럼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를 쳐다보며, 다정하면서 열정적으로 음부를 애무하는 남자. 이런 남자와 잠자리를 하면서도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면 관계를 재고해 봐야 한다.
그리고 정말로 바라는 일이 아니라면 오럴 섹스 하나로 그녀를 오르가슴 동산에 올리겠다는 소망은 접어두자. 20분(실상은 5분도 힘들다는 게 팩트!) 이상 기계처럼 자신의 입술과 혀를 움직이겠다는 대단한 결심 없이는 힘들다. 오럴 섹스 하나로만 진지하게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이라면 섹스 토이의 도움을 받는 걸 고려하는 것도.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기계를 커플의 섹스 신에 투입하는 문제는 합의가 미리 있어야 한다.
글/윤수은 섹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