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성희롱과 성폭력 등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성교육을 가리킨다. 아동과 청소년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며, 자신의 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바탕 삼아 사회적, 성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쉽게 말해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면서 성이 타인과 더불어 사랑, 즐거움, 행복을 낳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이다.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는 성에 대해 포괄적,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국제적 흐름이다.
 
포괄적 성교육은 유네스코가 세계 약 1억2000만 명의 여자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하고 여성의 20%, 남성의 5~10%가 아동 성적 학대를 경험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2009년 발표한 ‘국제 성교육 가이드’의 토대로 자리매김했고 2018년 개정판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한글번역본을 제공해주어 누구나 쉽게 내용을 볼 수 있다.
 
CSE는 성의 포괄적 개념인 섹슈얼리티에 대해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 측면에서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특징으로 하며 ①관계 ②가치, 권리, 문화. 섹슈얼리티 ③젠더 이해 ④폭력과 안전 ⑤건강과 복지를 위한 기술 ⑥인간과 신체와 발달 ⑦섹슈얼리티와 성적 행동 ⑧ 성 건강 등 8가지 핵심개념으로 구성된다. 개정된 지침서에서는 이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해당 주제와 학습 목표 등을 제공하며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가능하도록 안내한다.
 
포괄적 성교육을 받으면 자신, 타인, 사회 공동체 차원에서 성과 관련해서 △자신의 건강과 복지·존엄성에 대한 인식 능력 △상호 존중하는 사회적 성적 관계 형성 능력 △자신 및 타인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선택 능력 △자신의 삶 속 권리에 대한 이해와 보호 능력 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태도, 가치를 갖추게 된다.
 

현재 국내 성교육 표준안은 이런 국제사회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어 성에 대한 절제가 아닌 금욕, 평등과 다양성이 아닌 차별적 요소가 반영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성을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할 것, 지켜야 할 것, 폭력적인 것으로만 교육하는 기존 교육계의 우려와 달리 포괄적 성교육을 받으면 △성행위 시작 시기가 늦어지며 △성 파트너 수가 감소하고 △위험한 성 행동이 줄어들며 △콘돔 사용과 피임이 증가하는 순기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대한성학회를 중심으로 한 성 전문가들은 피상적 성교육과 단속, 훈육이 아닌 개인이 합리적·비판적 사고로 스스로 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포괄적 성교육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