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습기에 차있고 공기도 잘 안 통하며 어둡고 좁은 곳에 감추어졌다가 필요할 때만 가끔 외출이 허용될 정도로 푸대접을 받는 듯한 남성의 성기는 그러나 아주 신비로운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성기는 구석기 시대 때부터 숭배의 대상이었다. 주로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였는데 처음에는 여성의 것이 생식능력 덕분에 우상의 대상이었지만 약 1만 년 전부터 남근숭배로 바뀐다. 그리고 이것은 어느 민족에서나 대개 비슷했다.

 

고환은 남성생식기 중에서도 정자와 함께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곳이므로 가장 중요한 기관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로 불알이라고 하는데 이는 물론 ‘불(음낭의 우리말)의 알맹이’라는 뜻이다. 부고환까지 포함해 이를 싸고 있는 주머니인 음낭은 주름살투성이로 되어 있어 더울 때는 몸으로부터 멀리 떨어질 뿐 아니라 열을 쉽게 방출하도록 면적을 넓히며 축 늘어지고 추울 때는 반대로 착 달라붙어 환경을 따뜻하게 한다. 그래서 사우나탕에 들어가면 밑으로 축 처지고 춥거나 공포에 떨게 되면 매달고 도망가기 좋도록 착 달라붙어 보호를 받는다. 물론 성적으로 흥분됐을 때도 덜렁거리지 않기 위하여 위로 달라붙는다.

 

각각의 고환은 메추리알보다 조금 크고 15~30g 정도이며, 대개 왼쪽 것이 좀 더 아래로 늘어져 있다. 이는 서로 부딪혀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물주의 세심한 배려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음낭을 한 손으로 갑자기 꽉 잡으면 왼쪽 것은 아래로 오른쪽 것은 위로 올라가 서로의 충돌이 방지된다.

 

여기서 나오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남자의 남자다움을 만들고 유지해주는 원천이니 고환이야말로 가히 남성의 중추라고도 할 수 있으며 사춘기를 지나면서 성숙돼 20세 전후까지 완성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크기나 기능이 차츰 감소된다. 그러나 70세 이후까지도 그 역할은 어느 정도 계속된다. 양쪽 고환이 없거나 그 기능이 없어지면 생식능력을 상실한 내시와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음낭에는 큰 땀샘이 많아 특이한 냄새가 나는데 이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남자의 체취의 일부이므로 덮어놓고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땀샘도 많아 수분을 많이 발산시켜 체온을 내려줌으로써 서늘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끝으로 성학(Sexology) 관련 한 가지. 요즈음은 오럴섹스의 일환으로 여자가 고환을 입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각자의 취향이기는 하지만, 다만 주의할 것은 고환은 통증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과 입에 넣기 전에 침으로 털을 포함해서 표면을 다 적셔야 입안에서 불쾌감이 없다는 사실이다. 또 두개를 다 입에 넣으면 남자가 매우 불안해하므로 하나씩이 좋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