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희를 아시나요?

[김원회의 性인류학]

(출처=픽사베이)


섹스의 기본수칙이라 하며 ‘전희 15분, 삽입 5분, 후희 10분’을 주장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결국 섹스는 삽입이 그 중심인데, 그것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니까 그 전후로 뭔가 ‘덤’ 같은 게 있어야 한다는 말로 들리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어색합니다.

 

전희(foreplay), 삽입(coitus), 후희(afterplay)의 개념은 현대 성학에서는 이미 마음을 바꾼지 오래됩니다. 이렇게 되면 만일 질 삽입만 안 했다면 오럴이던 애널이던 무엇을 했던지 섹스를 안 한 게 되니 우선 그 컨셉이 옳지 않지요. 현재 미국의 미혼남녀들의 경우 삽입성교보다 오럴의 빈도가 더 높은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이 오럴이지 그건 자기의 얼굴로 하는 것이어서 훨씬 의미가 있으며 친밀감도 더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요즈음의 분류는 좀 비슷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아주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희(sexplay)는 음경이나 음부를 육체적으로 자극하기 이전의 성적 흥분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시행하는 모든 정신적 또는 육체적 행위를 뜻합니다. 시간은 잘 언급하지 않습니다. 아침 출근하면서 말 한마디로도 이미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핵희(coreplay, 核戱, 中戱가 더 나을지 잘 모르겠음)는 어떤 형태든 성기 위주의 자극을 주는 것이고, 후희(moreplay)는 과거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은 부분이라도 섹스의 방식을 매번 바꾸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장소며, 조명이며, 음악이며, 향수며, 이루 다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하여튼 배우자만 빼고 나머지는 다 바꾸어 상대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애무도 어제는 위에서 아래로 이었다면 오늘은 아래서 위로, 내일은 좌에서 우로 식이지요.

 

물론 우리는 오랜 습관을 바꾸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 좀 더 행복한 성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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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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