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과 현실
[김원회의 性인류학]
나도 가끔씩 소위 ‘야동’을 보는데 물론 즐겁기 위해서 보는 건 아니다. 나는 그들이 도대체 얼마나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가를 보는데 주력한다. 한 마디로 사람들이 이런 걸 안 봤으면 좋겠다. 포르노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현대인들을 기만하고 있다. 10년 전쯤 이미 우리나라 남자 중학교 2학년 기준으로 80~90퍼센트가 이미 야동에 1회 이상 노출되었다는 통계를 봤다. 큰일이다.
영화배우들은 대체로 뛰어난 인물을 갖고 있다. 포르노 배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들처럼 헤어스타일을 바꾸어 보기도 하더니 급기야는 이런저런 얼굴 성형이 유행을 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이해를 한다. 한데 자기의 물건이 포르노 배우의 것처럼 사춘기 초기의 형태가 아니라고 성기를 수술하려는 여자들이 있음에 놀란다. 나도 의사라서 이런 수술을 하는 이들에게 따져본 적이 있다. ‘소음순이 커서 팬티에 낀다나....’ 나는 성학자로서 소음순이 발달한 여자는 복받은 여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2-6센티의 폭이 정상이다. 그게 커서 불편하다면 남자들은 그 큰 것들을 달고 어떻게 평생을 산단 말인가?
섹스의 성패는 두 사람이 자신들의 몸을 접촉, 쾌락, 유희를 위하여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성기와 삽입이 다가 아니다. 사람은 섹스에서 상호 간 사랑의 확인, 두 몸이 한 몸이 되는 느낌을 갖게 하는 친밀감, 그리고 나아가 정체성 확인, 자존감 회복, 마음의 위로 등등 많은 걸 얻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물건이나 섹스나 그 어느 하나도 포르노의 반의반의 반도 못 따라간다고 생각할 때 어떻게 느낄까? 최근 결혼 기피, 섹스리스는 물론 출산율 저하와도 연결되는 문제이므로 그 허구성을 단 한 가지 만이라도 짚어 본다. 기왕이면 많은 이들이 말하기를 꺼리는 오럴섹스를 예로 든다.
이걸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줄 알기도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동물들도 오럴을 한다. 우리네 조상들이라고 몰랐을까? 삽입 성교로는 30퍼센트의 여자들만이 오르가슴을 느끼지만 오럴이면 92퍼센트까지 올라가는데 이를 수천 년간 몰랐을까? 그런데 이렇게 90퍼센트까지 올리려면 적어도 30-45분을 계속해야 한다는 통계가 있다. 길다면 길지만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한데 포르노나 야동을 보라. 남자의 쿤닐링구스는 나오기는 해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다. 그저 통과 과정이다. 그리고 남자고 여자고 상대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처음부터 바로 공략하는 것을 서양 사람들은 ‘다이빙(diving)’이라고 하는데 오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무릎에서 올라오던지 배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야동과 현실은 너무 차이가 나지만 여기서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