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함께 있으면서 딴생각?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
연애 중인 546명 조사, 3명 중 2명은 파트너 외 다른 생각

연인과 관계를 갖는 도중 문득 다른 사람이 떠올라 당황한 적이 있다면, 지나치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애 중인 성인 3명 중 2명은 관계 중 파트너가 아닌 다른 대상을 떠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상상이 꼭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바이스(VICE)는 캐나다 노던브리티시컬럼비아대와 퀸스대 연구진이 학술지 '성행동 아카이브(Archives of Sexual Behavior)'에 발표한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성적 상상이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사람들이 자신의 상상에 대해 갖고 있던 여러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애나 결혼 등 안정적인 관계에 있는 성인 546명에게 혼자 자위할 때와 파트너와 관계를 가질 때 가장 최근에 떠올린 성적 상상을 각각 묻었다.
그 결과 혼자일 때 떠올린 상상의 56%는 현재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등장했다. 파트너와 관계를 가질 때도 이 비율은 38%에 달했다. 관계 중 오직 파트너만 떠올렸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응답자 대부분이 관계 중 한 번쯤은 다른 생각을 한 셈이다.
연구를 진행한 아키 고르메자노와 사리 반 앤더스는 "많은 참가자가 파트너와의 관계 중에도 다른 사람을 떠올렸다고 답했다"며 "이런 경험은 생각보다 흔하며, 관계에 무언가 '잘못'이 있다는 신호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상상의 성격이다. 연구진은 상상을 몸의 쾌감에 초점을 맞춘 '에로틱한 상상'과, 친밀감·애정·정서적 유대에 초점을 맞춘 '정서적 상상'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파트너와 관계를 가질 때의 상상은 정서적인 쪽에 더 가까웠다.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을 떠올렸을 때조차 그 내용은 노골적인 자극보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성적 상상, 특히 남성의 상상은 흔히 노골적인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친밀함이나 애정, 보살핌을 받는 느낌, 정서적 교감을 담은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경향은 연인과의 관계 중에 특히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 딴생각 ≠ 관계 불만족
다른 사람을 상상한다고 해서 관계에 불만이 있다는 뜻도 아니었다. 성생활 만족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파트너를 떠올리는 경향은 있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누구를 떠올리느냐는 그때의 상황과 욕구, 개인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연애 만족도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신의 상상이 이번 연구 결과와 다르더라도 특별히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 차이 자체가 인간의 성이 가진 자연스러운 다양성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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